짧은 생각에 추어탕은 얼핏 우리만 먹는 음식일 것 같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에도 미꾸라지 요리가 있다. 물론 요리 내용은 우리 추어탕과는 다르다. 하지만 세 나라 모두 미꾸라지를 먹으면 힘이 솟는다고 여겼고, 또한 서민과 농민의 보양식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농민들도 예전부터 추어탕을 먹으며 무더운 여름을 이겨냈다. 그 때문인지 미꾸라지의 효능에 대한 믿음이 대단해 다양한 관련 속설이 있다.
하늘에는 비둘기, 땅에는 미꾸라지(天上斑鳩 地上泥鰍)
서민의 보양식품으로 비둘기와 미꾸라지가 최고라는 소리다. 옛날 농민들이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영양 풍부한 음식 재료였기에 생겨난 말이다. “작은 미꾸라지가 파도를 엎는다(小泥鰍也能翻大浪)”는 소리도 있다. 미꾸라지가 그만큼 힘이 세다고 여겼기에 먹으면 힘이 솟는다는 뜻에서 수중 인삼이라는 말까지 만들었다. 중국 고전소설 『금병매』를 자세히 읽어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주인공 서문경이 정력 유지를 위해 서역에서 온 승려를 집으로 초대해 묘약을 구하는데 이때 집에 놓인 병풍 그림에도 미꾸라지가 그려져 있고 등장하는 요리에도 미꾸라지가 보인다. 미꾸라지가 묘약의 상징적 의미로 쓰였던 것이니 소설이 쓰여 진 시대인 명나라 때 사람들의 미꾸라지에 대한 인식을 유추할 수 있다.
금병매는 주인공 서문경이 다섯째 부인 반금련(潘金蓮), 여섯째 부인 이병아(李甁兒), 그리고 반금련의 시녀인 방춘매(龐春梅)와 벌이는 행각을 묘사한 애정소설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고전이다. 음식 문화사 측면에서는 소설에 나오는 다양한 음식과 풍부한 요리로 인해 청나라 때 소설인 『홍루몽』과 함께 명청 시대 음식문화 그리고 생활사 연구에 반드시 필요한 참고 자료로 꼽는다.
힘이 없을 때 미꾸라지를 끓여 먹으면 힘이 솟는다.
금병매에 나오는 미꾸라지의 의미는 역시 명나라 때 의학서인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꾸라지를 양기에 돋우는 식품으로 풀이했고 또 다른 중국 의학서인 『조호간이방(潮湖簡易方)』에도 힘이 없을 때 미꾸라지를 끓여 먹으면 힘이 솟는다고 했으니 추어탕을 강장음식으로 인식한 뿌리가 꽤나 깊은 편이다.
중국 사람들이 많이 먹는 미꾸라지 요리 중 하나가 관도니추(官渡泥鰍)라는 음식이다. 미꾸라지와 두부, 그리고 각종 야채를 기름에 볶아 내오는데 유래가 그럴 듯하다. 관도(官渡)는 지금의 중국 허난성에 있는 곳으로 삼국지에서 조조와 원소가 전투를 벌인 격전지로 유명하다. 삼국지의 삼대전투로 꼽히고 세력이 약한 조조의 군대가 막강한 원소를 물리쳐 조조가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된 곳이다. 관도니추라는 요리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 원소와 대치하고 있던 조조군이 양식이 떨어져 굶주림에 시달렸다.
관도니추(官渡泥鰍)
하지만 아무리 배가 고파도 아무 음식이나 먹지 말라는 조조의 엄명 때문에 병사들이 마냥 굶고 있었는데 이때 한 농민 출신 병사가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삶아 먹었다. 군령을 어겼기에 이 병사를 조조 앞으로 끌고 와 처벌을 기다리는데 조조가 벌을 주는 대신 미꾸라지를 어떻게 먹는지 자세히 물었다. 조조 역시 먹어 보니 맛이 좋았다. 그래서 전군에 명령을 내려 미꾸라지를 잡아서 먹도록 했다. 이렇게 미꾸라지를 먹고 기운을 차린 병사들이 원소의 군사와 싸워 관도전투에서 승리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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